여수 애양원에 가보면 소록도가 생기기 전에 손양원목사님이 나병환자들을 돌보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두 아들이 순교당한 직후 장례식장에서 하나님 앞에 바쳤던 감사헌금 봉투도 있습니다. 봉투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있습니다. "두 아들의 순교를 감사하며, 1만원, 손양원" 그 당시 손목사님의 생활비는 고작 8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손 목사님은 장례식장에 모인 조객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 시간에 무슨 답사를 하고 무슨 인사를 하겠습니까마는 하나님 앞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서 몇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하셨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맡겨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님께 감사합니다.
  셋째, 3남 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이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우리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8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합니다.
  열번째, 이렇듯 과분한 축복 누리게 되는 것을 감사합니다.
  이러한 감사의 답사로 두 아들의 장례예배는 눈물바다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오늘 저는 손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나도 목사라고 하는 사람인데....ㅠㅠ
  무엇을 감사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부끄럽고, 죄스러움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