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19:20

관찰>

만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정혼한 여종

곧 아직 속량되거나 해방되지 못한 여인과 동침하여 설정하면

그것은 책망을 받을 일이니라.그러나 그들은 죽임을 당하지는 아니하리니

그 여인이 해방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그 남자는 그 속건 제물

곧 속건제 숫양을 회막 문 여호와께로 끌고 올 것이요

제사장은 그가 범한 죄를 위하여

그 속건제의 숫양으로 여호와 앞에 속죄할 것이요

그리하면 그가 범한 죄를 사함 받으리라

 

해석>

주인이 다른 사람과 정혼한 여종과 동침하면 그들이 죽임을 당하지 않고

주인은 속건제로 죄사함을 받는다.

 

느낌>

지금의 법으로는 무언가 불합리하고, 계속 물음표가 남는 말씀이다.

등장한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가해자이고 한 사람은 피해자이다.

가해자인 주인은 죽을 죄를 지었는데 속건제로 죄사함을 받았고

피해자인 여종은 아무리 여종이지만

이 여자가 죄사함을 받았다는 말씀은 없다.

그렇다면 불공평하다.

평생을 소처럼 일하는 종이라면 동물취급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동침했다는 것은 사람취급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종이라는 것은

필요에 따라 동물도 되고 사람도 된다는 것인가?

그 당시 종의 몸값이 새 한 마리값도 안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 당시 여종뿐 아니라 남자 종이라도

종이란 것은 사람이 아니라 소유물이었다는 말이다.

뭔가 손해다.. 라는 생각에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다.

그러나 묵상이라기 보다 의문이 남고 분이 난다.

 

따지지 말라는 말씀은 참 지키기 어려운 말씀이다.

교회에서 여자의 위치에 대해

다소 불평등한 것으로 해석하기 쉬운 고린도 전서 11장에도

성도는 그리스도를 순종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주석책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예수님도 하나님께 순종하셨듯이 성도는 그리스도께 순종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순종해야 한다.

그러한 것을 창조질서나 순종의 측면에서 이해해야지

존재 자체의 우열을 의미한다고 보아서는 안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 골로새서 3장에서는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라고 되어 있다.

종으로서, 여자로서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을 당한 그 여종은 어떻게 했을까?

삶을 살다보면 때론 불합리하고 억울할 때가 많다.

시시비비를 알 필요는 있지만

그러나 그것을 알고 난 후가 문제이다.

단지 내가 옳다는 것에 몰입하게 되고 할 때까지 해보는 것은 아닌지..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따지고 든다면

나도 피곤하고 주위 사람도 피곤하다.

설사 내가 맞고 상대가 틀렸다 하더라도

가만히 잠잠히 있는 것이 유익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하지만 이미 선악을 알아버린 우리는

사단이 계속 틈에 끼어 선과 갈라놓으려는 그 꼬임에

날마다 시달린다.

 

귀빈과 영빈이라는 은어를 쓰던 때가 있었다.

귀찮은 빈대, 영원한 빈대를 의미하는 이 말은

내게 있어 속이 아픈 단어다.

내가 학창시절 그랬기 때문이다.

그 당시 어느 누구도 내게 그런 말을 한 사람이 있지는 않았지만

우스개 소리로 하던 말들이 내겐 속으로 참으로 쓴맛이었다.

어려운 시절 하루 천원을 받으면

그 돈으로 종일 밥도 먹고 차비도 해야한다.

아니 거의 차비로 쓰고 나면 굶었어야 했다.

같이 먹을 사람도 없고 냄새 풍기며 도시락 싸들고 다니기도 싫었기에

선배나 친구에게 신세지던가 다이어트 하는 척을 했다.

그때 다정한 친구 한명이 가끔 내 밥값을 지불하곤 했는데..

그 친구와 등을 지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그 친구는 나의 그러한 사정을 다른친구에게 이야기 했고

다른 친구들은 또 내게 그 얘기를 전해주었다.

내 자존심 때문에 그 동안의 고마움이 갑절의 섭섭합으로 왔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아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되었었다.

나는 그때의 섭섭함을 그 부류와 같이 행동하는 것으로 갚아주었다.

철이 든 후 그 친구에게 용서를 빌긴 했지만

네가 그랬으니 나도 그런다.. 라는 나의 그 때 행동은

참으로 유치하고 부끄러운 일이라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

용돈 타쓰는 처지에 나와 그 돈을 나눠쓰려니

얼마나 그 돈이 아까웠을까..

생각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 친구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나의 고마움을 그 때 갚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따지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했더라면...

 

나는 자존심 상한 그 아픔보다 내가 옳게 행동하지 못했고

약한 자의 편에 서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일에 가담한 아픔이 더 아프다.

지금은 아물어 흉터가 되었지만

그 흉터가 어느때 다른 모양의 모습을 하고라도 건드려지면

또 다시 속살을 건드리는 아픔이 되어

분으로도 나오고 말로도 죄를 짓게 된다.

그러한 일에 얼마나 많은 실패를 했던가?

얼마나 많이 그 일로 나를 자책하는가?

나는 그것이 아직도 부족하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품을 수 있는가 그것이 중요한 일인듯하다

 

종은 종이기에 상전에게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해서

주께 하듯하고 눈가림하지 말고 성실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기업의 상을 주께 받는 그 날까지..

주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기에...

 

아버지 이 아침

그토록 자신했던 것,

그누구보다 아버지를 사랑하겠노라 다짐했던 것,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노라 마음먹었던 것,

그러나 그 수많은 결단이 나를 주께로 이끌어 가진 못했습니다.

결단하고 결단하지만 날마다 실패하여 눈물짓는 여종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주여 무의식에라도 행하는 나의 성정을 다스려 주옵소서

 

 

적용>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고 거론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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